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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31구간**
날짜 : 2008.12. 20~21일 무박산행 날씨 : 눈이 오다가 말다가...잔뜩 흐림. 구간 : 고치령~마당치~국망봉~비로봉~제1연화봉~제2연화봉~죽령 산행거리 : 약 25.7 Km + 약 3Km(차량탑승) = 약 28.7Km 산행시간 : 10시간 30분(중간기준...봉고트럭 탑승시간 포함)
지난 구간 갔어야 할 소백산 주 능선 구간을 산불방지 기간 입산통제 때문에 한구간 뒤로 밀려서 이번구간에 무박으로 한번에 통과하는 날이다.
일기예보는 비 아니면 눈이 온다는 예보를 며칠전부터 이미 예고 해 왔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걱정이 앞설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어쩌면 소백산 주능선을 눈을 맞으며 걸을 수도 있는 행운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쿵쾅 거린다. 어서 빨리 소백산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 유명한 칼바람과 잘 어울릴 옆으로 누워서 내릴 눈보라...... 칼바람을 맞으며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뿌연 눈보라속를 뚫고 비로봉 나무계단을 사생결단으로 올라가는 대원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상상한대로 상황이 설정되어 준다면 아마도 이번 소백산 산행이 최악의 산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고 난 그 뒤의 희열감이란.....승리자 만이 느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난 그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맞이 해 줄 만반의 준비자세에 돌입한다.
년말이라서 모임이다 뭐다 정신없이 불려나가 하루 건너마다 마셔댈 그 술들이 적이었다. 산행 전 과음으로 인해 죽을만큼 고생했던 덕유산 산행을 생각한다.ㅎㅎ 한번으로 족하지 두번은 할 수 없는 일이다.....ㅋㅋ 얼마나 가슴 설레이며 기다려온 소백산 구간인데...... 이핑계저핑계로 건네주는 술을 피하고 또 피하고....그럴때마다 쏟아지는 온갖 구박.....ㅋㅋ....(제가 한고집 합니다..ㅋㅋ) 며칠 전부터 내 나름대로의 컨디션 만들기에 들어 갔었던 것이다....ㅎㅎ
오늘은 1기 선배님들도 많이 참석을 하신다 한다. 양재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1기 선배님 몇분하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우리의 사랑스런 리므진이 멋진 말을 탄 왕자가 다가오듯 턴을하며 스르르 우리를 향해 다가온다. 출발시간이 거의 가까워 오는데도 나타나지 않아 걱정했던 얼굴들이 앞선 정류장에서 승차를 했었나 보다. 이미 차안에서 예쁜 미소로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 해 준다.
두 대장님 포함 23명을 태우고 우리 리므진은 까만 밤을 가르며 설레이는 소백산을 향해서 질주한다. 가끔 차창 밖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 보이는 한올한올 흩날리는 눈발이 기대했던 눈산행을 예고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번 구간에 출발했던 좌석리에 03시 40분쯤 도착했다. 이제 막 내리기 시작하는 눈이 나폴나폴거리며 일행을 환영하는 듯 천천히 하강한다. 우리는 두팀으로 나누어서 봉고트럭을 타고 고치령까지 이동한다. 후미라고 생각하는 님들을 먼저 1진으로 봉고트럭에 태워 출발 시키고 그 봉고트럭이 다시 내려와서 남아있던 2진 님들을 태워 오신다 한다.
나는 1진으로 출발을 했다......04시 출발 길이 얼어붙어 있어서 트럭은 고치령 끝까지 올라가지 못 하고 중간을 조금 더 올라간 지점에서 멈춰선다. 거기서부터 고치령까지는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미끄러운 도로를 약 10 여분을 걸어서 고치령에 도착했다.
고치령...04시 30분 출발. 아무래도 아이젠을 착용하고 올라가는 게 좋겠다는 뜬구름님 말씀에 모두 아이젠을 꺼내 착용을 한다. 오늘 구간이 장거리인만큼 선두와 후미의 시간차가 제법 많이 날 것 같은 예감이다. 2진으로 올라오실 선두팀들이 오시기 전에 얼른 출발을 해야 하는데 구름님은 1진만 이라도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을 하자며 발목을 잡으신다. 2진이 금방 들이 닥칠 것만 같은 예감에 딴지를 걸어본다. 단체사진은 산행이 끝난 다음 1,2진 모두 모였을때 찍으면 아니되겠냐는 질문을 과감하게 묵살 시키시고 1진 단체사진 촬영....ㅋㅋ (지금 생각하니 그 마져 찍지 않았더라면 몹시 아쉬울 뻔 했습니다...하산 후 단체사진 찍는 일을 우리 모두 망각하고 말았으니....ㅎㅎ)
고치령에서 헬기장이 있는 안부까지만 올라가면 소백산 주 능선이므로 그리 힘들지 않다는 대장님 말을 기억하며 선두로 내 달렸다. 홍송님은 지난번 덕유산 구간에 이어 이번 소백산 구간에서도 아드님과 함께 동행이시다. 홍송님과 아들은 조금 뒤에 떨어져 오고 있었고 나는 조금 앞서서 혼자 맨 앞 선두로......ㅎㅎ(살다보니 이런날도 있네...ㅋㅋ)
깜깜한 무박산행은 옆 풍광을 전혀 볼 수가 없으니 산행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는 절호의 챤스이자 기회이다. 그저 앞만 보고 오르고 또 오른다. 혼자 한참을 오르다 보니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가가 의심스러웠다. 보여야 할 리본도 보이지 않았고 이정표도 나타나지 않고......... 그래도 이 구간은 헬기장쯤 안부에서 좌측으로만 방향을 잡고나면 알바 할 곳이 없다는 말을 생각하며 무작정 고~고.......했다.
헬기장 같은 곳을 지나고 안부에 다다르자 대장님 말처럼 좌측으로 꺾어졌다. 그리고 한참을 갔는데 뒤에 따라 와야 할 홍송님 불빛마져도 보이지 않자 불안 해 진다. 혹시.......우측으로 가야 했는 것 아냐?....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홍송님을 불러본다..........대답이 없다. "으잉?..." 순간....또 무박산행의 공포가 몰려온다.....ㅋㅋ 몸을 획 돌려 왔던 길을 한걸음에 되돌아 가려는데 무엇에 신발이 걸려 넘어질 뻔 한다. 아마도 이때 한쪽 아이젠이 벗겨진 모양이다.ㅎㅎ 그것도 모르고 홍송님만을 부르며 왔던길을 되돌아 약 100 여 미터쯤 내려갔더니 홍송님과 아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무래도 이상해......리본도 없고....이정표도 없고....... 혹시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좌측으로 잘못 간 것 아닌지 몰라.... 지도를 꺼내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지도를 꺼내 확인을 해 본다. 분명히 좌측으로 꺾어졌음을 확인 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다시 올라갔다. 한참을 살피며 올라가니 '백두대간' 이라고 새겨진 리본 하나를 발견하고는 '마루금 전선 이상없음 오버'...를 외치고 다시 계속 오른다.
마당치....... 마당치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쉬고 있는데 뒤에서 선두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선두~~~~누구 아이젠 잃어버린 사람 없어요?"..하시며 연빈님과 1기 선배님들이 오신다. 그제서야 내 발을 내려다 보니 어머나??......한쪽 아이젠이 없지 않는가..........이런~~~ ㅋㅋ "어머나....아이젠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그때는 닉네임도 몰랐던 1기 선배 어느분이 베낭에 매달고 오셨던데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 드린 것 같아 죄송 스럽다. 이 기회에 인사를 드려도 될런지요..........ㅎㅎ "아이젠을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ㅎㅎ"
국망봉 5km 전 지점. 지금쯤 추월 당할 때도 되었을 법 한데 아직도 우리는 선두자리는 빼앗기지 않고 유지 하고 있다....ㅋㅋ 살다보니 이런날도 있다며 열심히 가고 있는데 드디어 뒤에서 도란도란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보다.........ㅋㅋ 국망봉을 4km 남겨놓고 7.2km 를 걸어온 지점에서 '쌕쌕~' 소리를 내며 날라 가시는 님들이 우리를 추월하고 만다....ㅎㅎ "쌕~쌕~쌕~!!!!~~~~~~~ㅋㅋ" "그래도 우리 너무 잘 온거 맞죠 홍송님?....우리 이제부터는 천천히 갑시다....ㅋㅋㅋ"
우리는 스스로 위로를 하며 먼동이 트는 여명을 보고 렌턴을 접는다. 렌턴을 접고 막 출발 하려는데 아뿔싸아!!!!!!!..... 돌멩이에 걸려서 완벽하게 엎어지고 만다......항상 방심은 금물이거늘....렌턴을 끄자마자...... "퍼억!!!!!!!!!........ㅋㅋㅋ" 찰라의 순간이었다. 약간 내리막길에서 완벽하게 엎어졌더니 저절로 두 팔이 앞으로 쭈욱 내밀어지며 배를 땅에 밀착시킨체로 쭈르르륵~~ 미끄러져 내려간다....ㅎㅎ 마치 야구선수가 홈으로 슬라이딩 하면서 정확하게 착지 하는 것처럼...........나원참......ㅎㅎㅎ 홍송님과 아드님이 놀라서 멈춰서서는 할말을 잃고 내려다 보고 서 있다....ㅋㅋ 나는 엎어진체로 잠시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납작 엎드려서 생각 해 본다. '어디 다친데 없나?....' 하고....ㅎㅎㅎ 느껴보니 통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ㅋㅋ "휴~~그래도 이 정도 경사에서 넘어졌으니 망정이지 아까 좌우 낭떠러지에서 엎어졌더라면 큰일 날 뻔 했네......휴.......ㅋㅋ"
툭툭 털고 일어나니 홍송님이 그제서야 말문을 여신다. "괜찮아요?...." "네....괜찮네요?...ㅎㅎ...눈길이라서 그런지 ....ㅎㅎㅎ" "아들....방금 내 몸짓이 그 뭐시다냐....야구선수가 홈으로 들어올때 엎어져서 손만 내밀던 그 폼하고 똑 같았지?...하하하하~ 그걸보고 뭐라고 하지???....ㅎㅎ" "네......슬라이딩요....ㅎㅎ" "맞아....슬라이딩....크하하하~ㅎㅎㅎㅎㅎㅎ"
우리는 7시쯤 바람이 없는 어느 길목 눈길 위에 조그마한 밥상을 펴고 앙상한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초라한 아침을 먹는다. 나는 보온 도시락에 넣어온 시금자 죽을 먹었고 홍송님과 아들은 컵라면과 밥을 먹는다.
밥을 막 먹고 있는데 조상래 오라버니 추월 하시고....... 거의 다 먹고 일어 설 무렵에는 대장님과 1기 선배님들이 들이 닥치신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1기 선배님들 아침을 드시러 자리 잡으시고 홍송님과 아들과 나는 국망봉을 향해서 먼저 출발을 한다.
고치령에서 국망봉 오르는 대간길은 여름이면 충분한 그늘이 되어 줄 것 같은 키자란 나무들과 봄이면 예쁜 철쭉꽃들이 만발 할 것 같은 철쭉 군락지가 군데 군데 보인다. 급격한 오르막도 깎아지른 절벽구간도 없는 평화로운 능선길이었다. 군데군데 기암괴석들이 널려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고 계절을 막론하고 언제 찾아도 아름답기 그지 없을 것 같은 편안한 꿈의 능선처럼 느껴진다.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각종 나무가지도....... 눈속에 파묻혀서 꽃몽울만 살짝 내밀고 있는 바싹 마른 야생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돌출되어 있는 바위에서도........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오늘 유난히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에 스스로 사로 잡혀본다. 오늘 내가 여기를 지나가고 있을때에 길옆에 묵묵히 서서 나를 바라 봐 주었던 너희들을 내 꼭 오래오래 기억해 주리........
국망봉........09시 20분 도착. 국망봉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이다. 국망봉에 도착 할 무렵 1기 선배님들이 우리랑 합류를 한다. 아직은 서먹한 분들이 더 많으시지만 따끈한 차도 나누어 주시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으시고..... 닉네임도 확인을 하시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친숙감이 오간다.
비로봉.........10시 50분 도착. 국망봉에서 비로봉을 가는 길 역시 아름다운 능선구간이다.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 날씨가 흐린탓에 전망을 볼 수가 없어 아쉽긴 했지만 한번에 여러가지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리라..........
어느 해 이던가... 친구들과 무작정 아무 대책도 없이 소백산을 처음 오르던때가 생각난다. 그날은 눈이 허벅지까지 쌓여 있었고 지치고 지친 몸으로 가도가도 비로봉은 나오지 않아서 속칭 '빌어벅을 봉' 이라고 불렀었지.......ㅋㅋ 그래도 그날은 날씨만큼은 바람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여서 멀리 운해도 볼 수 있었고 전망이 정말 환상적 이었었지....... 그날 소백산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복받은 사람들 이라고 했었지.......
그리고 또 어느 해 였던가.......... 그날은 똑바로 서서 걸을 수가 없을 정도로 불어대는 살인적인 칼바람과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펑펑 내리는 뿌연 눈보라와 싸우며 비로봉 계단을 한발 한발 오르던 지옥 같았던 그날.......... 어찌나 겁에 질렸던지 비로봉에서 사진한장 찍기는 커녕 단 몇초도 버티지 못 하고 바로 비로사쪽 하산길로 접어 들었던.......... 그러나 그 비로봉을 내려서는 순간 살인적인 칼바람이 다시 그리워졌던 그 알 수 없는 야릇함을 느끼게 했던 그날 그 소백산..........
이번에는 이미 예고된 눈산행 이었으므로 제대로 된 칼바람과 제대로 된 눈보라를 만나서 정면으로 한번 싸워보며 그때 느꼈던 그 알 수 없었던 야릇함의 정체를 확인 해 보려고 완젼무장을 하고 왔건만 소설속의 한 장면으로 끝나 버리고 말았음을 아쉬워 해야 할지 행복해 해야 할지 모르겠다...ㅎㅎ
죽령으로의 긴 긴 하산길. 비로봉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죽령을 향해 길고도 긴 하산길에 들어선다. 제1연하봉과 제2연하봉을 지나는 연하봉 구간 역시 아름다운 주 능선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제 2연하봉을 지나면서부터 나타나는 시멘트 포장길은 누구라도 질리게 만드는 길고 기인~ 구간이다. 하염없이 걷고 또 걷고....................
죽령.........14시 30분 도착. 죽령에 도착하니 14시 30분. 고치령~죽령 구간 약 25.7km의 거리를 약 10시간에 걸친 산행이 막을 내린다. 04시 봉고 트럭을 탔고 트럭을 타고 올라간 거리가 약 3km 라고 하니 트럭을 탄 시간까지 포함하면 약 28.7km 를 약 10시간 30분에 걸친 길고도 긴 마루금 산행을 완주 한 셈이다.
우리는 죽령의 주막집에 모였다. 주막집 답게 감자전과 두부김치...도토리묵 무침 등등을 안주삼아 막걸리와 소주로 하산주를 주고 받았다. 06시 후미가 도착하고 국수로 식사 마무리를 끝으로 서울행에 올랐다.
1기 선배님들과 함께 해서 더 즐거웠던 산행...... 포근한 날씨덕에 그 먼길을 고생하지 않고 무사히 완주 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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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홍진표
칭찬 해 주시니 괜시리 우쭐 해 질려고 합니다...ㅎㅎ..항상 리플을 후하게 달아 주시고 글속에서 늘 호탕하게 웃으시는 모습으로 미루어 제 나름대로 그려본 인상이 있었는데 만나뵈니 역시 글로 느낀바 그대로였습니다....집에 와서 사진으로 확인 해 보니 국망봉에서...그때는 닉네임도 몰랐었는데 제게 따끈한 차를 건네 주신분이 바로 호산님이셨더군요...맛있는 차도 잘 마셨고 만나뵙게 되어서 무지 즐겁고 흐뭇한 하루였습니다....감사합니다...^*^
08.12.23 18:36 수정
삭제
이런 환타스틱한 표현(ㅇㅂ)을 할 수 있는 호산님! 친구지만 경의를 표하구요 저한테도 잘 해주삼 ㅎㅎ
08.12.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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