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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32구간**
날짜 : 2008.12. 7일.
날씨 : 눈이 오다 말다~약간 흐림
구간 : 고치령~미내치~마구령~갈곶산~늦은목이~오전리(생달마을)
산행거리 : 약 15 Km + 약 3Km(차량탑승) = 약 18Km
산행시간 : 약 6시간 30분(후미기준...봉고트럭 탑승시간 포함)
새벽 05시 30분
간밤에 준비 해 두었던 먹거리로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 두어가지를 만들어 놓고
행여 새벽잠에서 깨어날세라 살금살금 준비를 하고는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선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을 연 이틀 보낸 탓인지 코끝이 쌩~하고
감기 기운이 있는지 머리까지 띵~하다..........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다.
휴게소에 가면 아침을 먹고 아스피린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행히 오후부터는 추위가 누그러진다는 기상대 예보가 있으니 괜찮아 지겠지.......
양재역에 06시 10분쯤 도착....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싶어 여유있게 천천히 1번출구로 걸어가는데 하늘에서 눈이 펄펄 날린다.
"아............눈이오네.....................헤헤~ㅎㅎ"
이 새벽에.....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어 하늘하늘 날리는 눈을 맞으며 천천히 걸어가는 기분이 나를 넉넉한 기분으로 만드는 느낌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눈이 오면 왜 이리 들뜬 기분이 될까........ 아무튼 기분좋은 징조 같다.ㅎㅎ
우리의 멋진 리므진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오잉?...벌써 차가 와 있네?...50분 출발인데 왜 이리 일찍왔지?.'
차에 오르니 반가운 얼굴들이 벌써 자리에 앉아서 반갑게 맞이 해 주신다.
"30분 출발이지 왜 50분 출발이여~~~"....하신다.
"으잉?... 어머나......나는 50분 출발이라고 착각을 하고 너무 일찍 왔다고 걱정하고 있었네요.....큰일날 뻔 했네요....ㅎㅎ"
정말 하마터면 그 새벽에 눈을 맞으며 낭만을 즐기다가 출발도 하기전에 한바탕 쌩쑈를 할 뻔 했지 뭔가.....ㅎㅎ
보여야 할 식구들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차 안이 헐렁하고 허전하다.
두 대장님 포함 13명 뿐이네.....
치악산 휴게소 창밖으로 함박눈이 쏟아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간단한 아침들을 챙겨 먹는다.
혹시 오늘 눈산행이 되지 않을까?......
감기란 놈이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있는 듯.....머리 한쪽이 아직도 무겁고 띵~하다.
아스피린 두알에 오늘 컨디션을 맡겨본다.
달리는 차창 너머로 멀리 보이는 소백산 주 능선에 하얀 상고대가 뚜렷하게 보인다.
"와~~~~~~~~~멋있겠다.....다음 산행이 기대가 되네.....ㅎㅎ"
좌석리...09시 30분 출발
원래는 오늘 가야 할 구간이 31구간으로 소백산 주 능선 구간을 가야 맞는데.
그 구간이 12월 15일까지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이라서 32구간과 날짜를 바꾸어 32구간을 먼저 하신다고 한다.
좌석리에서 고치령까지 약 4Km 정도 시멘트로 포장된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그 지역 주민의 도움을 받아 일인당 2,000원씩을 주고 봉고트럭을 타고 올라 간다고 한다.
말이 봉고트럭이지 그렇게 조그맣게 생긴 트럭은 처음 본 것 같다.
나와 홍송님은 운전석 옆좌석에 타고 나머지 11명은 뒷쪽 짐 싣는 곳에 바람막이도 없이 짐짝처럼 차곡차곡 앉았다.
약 30여분을 올라가는데 언덕배기를 올라갈 때는 뒤로 밀려 못 올라 갈까 봐 불안불안 하다.
백두대간 하는 사람들 덕분에 인터넷에 글이 올려지면서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셨다는 그 트럭 주인장은
알고보니 그 지역 좌석리 이장님이시라는데
전국에서 백두대간 하시는 분들이 미리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셔야 할 정도로 알려지셨다며 자랑 스러우신 듯 명함까지 새겨서 건네 주신다.ㅎㅎㅎ

고치령....10시 출발
기온은 영하 12도.........
다행히 바람은 심하게 불지 않았고 날씨도 그만 하면 산행 하기에 알맞은 겨울날씨이다.
백두 2기의 가장 명물인 '출석사진' 을 어김없이 남기고 낮은 동네 뒷산을 오르듯 사뿐사뿐 산신각 옆으로 마루금을 따라간다.
오늘 구간은 보편적으로 편안한 코스인 것 같다,
그리 높은 산도 없고 경사가 급한 내리막도 매우 양호한 편이다.
이정표도 500m구간마다 설치가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는 편안한 코스인 것 같다.

미내치....
최 선두팀인 문복림 명희씨 부부가 빠지고
최 후미팀인 너와나님이 빠진 오늘 멤버들은.......
진표님은 근수님도 빠지셨겠다 보나마나 홀가분하게 훨~훨~ 날아 내 달려 가실게 뻔~ 하시고
너와나님 없는 오늘 후미 차지는 이 산오르미가 될 것 같다.
게다가 지난주 바위산을 무리하게 다녀왔더니 그 후유증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듯 하다.
다리 근육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았는지 오르막만 나타나면 그 바위산 오를때의 힘들었던 그 증상들이 연장되는 듯 뻐근하고 힘들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편안한 대간길은 온통 갈색낙엽의 세상으로 뒤 덮혀 있다.
밟히는 발아래의 낙엽들이 양탄자보다도 더 폭신한 느낌이다.
눈속을 걷듯 푸욱푸욱~~~~빠진다.
햇살 따뜻한 봄날에 반짝거리는 연두빛 새싹으로 피어나서
온 세상에 희망과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주며 푸르름이라는 이름으로 나뭇가지와 더불어 그 여름날에 화려한 생을 살다가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 미련없이 모든것을 버려두고 조용히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앉는 내 발아래의 낙엽 한장...........
우리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이겠지...........
때가 되면 우리도 저 낙엽처럼 모든것 다 버리고 내려 앉을 수 밖에 없겠지........
나이가 들었다는 징조일까........
무심코 밟는 낙엽 한장에서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마구령..........
미내치에서 마구령으로 내려오는 중간 지점쯤 헬기장에 도착을 하니 천지인님 일행분들 누룽지와 곶감 등으로 점심을 하고 계신다,
우리는 조금 더 나아가 마구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곶감 하나씩 빼앗아(?) 먹고는 앞질러 통과한다,
헬기장을 지나 마구령으로 내려오는 그 길이 약간 경사길이다.
낙엽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빙판을 생각하며 조심조심 내려 섰더니
새끼줄로 막아놓은 입산금지 안내글이 가로막고 있는 시멘트 길 마구령이다.
허허벌판이라서 바람때문에 점심을 먹을 장소로는 마땅치가 않다.
바람을 피해서 다시 산으로 조금 오른 다음 아늑하고 푹신한 낙엽위에 점심 상을 펼친다.
날이 아무리 포근해도 겨울은 겨울인 모양이다.
땀을 뻘뻘 흘렸건만 잠시 쉬는 시간은 여전히 손이 시리고 추위가 온몸을 엄습해 온다.
서둘러서 점심을 먹고 일어나 막 산행을 하려는데 이대장님한테서 연락이 온다.
오던길을 약 2~300m 뒤로 돌아 마구령으로 다시 돌아가 다른 길을 찾으라는 연락이시다.
마구령에서 직진을 하되 살짝 우측으로 나 있는 길로 직진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살짝 좌측길로 들어 섰던 것이다.
그 틀어지는 각도 차이는 아주 근소한 차이지만 그 좌측길은 알바하는 길 이라고.........ㅎㅎ

갈곶산......
오늘 목적지인 늦은목이가 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갈곶산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는 산행 속도가 엄청 빨라져 따라잡기 바쁘다.
그렇찮아도 점심을 먹고나니 힘이 들어서 따라 가기 벅찬데
앞장서서 내 달리는 홍송님은 왜 이렇게 속도에 탄력을 붙이실까........ㅎㅎ
한번 걸르시더니 그동안 산삼이라도 드시고 오셨나 보다.....ㅎㅎ
뒤를 따라 오시는 뜬구름님 역시 뜀박질 하셨다 표현하시고
이대장님 표현은 이대장님 자신이 정상이 아닌가 보다 하고 의심을 할 정도로 날라 오셨다 하신다.ㅎㅎ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하고 늦은목이를 향해 내려간다.
쉬지않고 속도에 탄력을 붙인 덕에 예상보다 30분이나 시간단축을 시켰으니
지금부터는 천천히 싸목싸목 갑시다.....ㅎㅎ

늦은목이........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을 20여분 내려오니 오늘 마루금의 목적지인 늦은목이가 나온다.
가지런하고 운치있게 설치 해 놓은 예쁜 나무 계단을 지나 하산을 한다.
생달마을까지는 약 4킬로가 넘는다고 하는데 비포장길과 시멘트 포장길을 1시간여를 걸어 내려간다.
마을을 지나고 멀리 저수지가 보인다.
반가운 우리들의 애마 리므진이 기다리고 서 있다.
편안하고 별로 힘 들지 않았던 코스 한구간을 또 마무리 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뒤풀이를 풍기 인삼갈비집으로 향했다.
조상례 오라버니께서 협찬을 해 주셔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감사합니다.^*^
양재에 도착시간은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수지가는 버스를 30분도 더 넘게 기다렸다가 탔다.
다음에는 출발은 양재에서.....하차는 전철이 있는 복정에서 해야 하나 보다.....
다음 구간은 소백산 주 능선 코스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걱정이라 함은.... 약 12시간 정도 걸린다 하는 무박산행이 부담이고...
기대라 함은.......겨울 산행으로 그곳을 찾을때 마다 잊지 못 할 추억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면서 산행 했던 상상 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눈...........
그리고 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돌아서면 이내 바로 그리워지는 무시무시한 칼바람......
그들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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