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길목에 서서.......
* 백두대간 2기 17구간 *
날짜 : 2008년 5월 4일
날씨 : 흐림
산행구간 : 지기재~신의터재 -329,6봉 - 무지개산 갈림길 - 437.7봉 - 윤지미산~화령재
산행거리 : 약 15.9 km
산행시간 : 6시간 10분
아침 6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해가 많이 길어졌나 보다,
예전같으면 어둑어둑 할 판인데 잔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벌써 대낮처럼 밝다,
늦게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였다,
짙게 흐린 날씨가 금방이라도 한방울씩 떨어질 듯한 하늘이다,
죽전에서 정확하게 6시 45분 픽업됐다,
가끔씩 나홀로 산행을 갈 때가 있다,
가 보고싶은 산을 모르는 산악회를 따라서 홀로 신청하고 갈 때가 있는데,
그러한 나홀로 산행을 하다가 느낌이 좋은 사람을 만나 연락을 주고 받기도 한다.
그렇게 만난 사람중 한사람을 오늘 백두대간 17구간에 입문 시켰다,
닉네임은 팅거벨...
차에 오르니 지난구간 만차였던 것 과는 달리 차 안이 헐렁 해 보인다,
팅거가 어디쯤 앉아 있나 눈으로 확인한 뒤
앞에서부터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하며 뒤쪽에 앉아있는 팅거 옆에 나란히 앉았다,
어?
그런데 어째 이상하다,
진표님이야 중국 출장이니 참석 못 한다고 예고 했었고....
보여야 할 사람을 못 보고 지나왔나?..명희씨랑 문복림씨 부부가 안 보인다,
그들이 앉아야 할 자리에 너와나님과 홍송님이 앉아서 종알종알,,,,하하하하~ 를 연발탄으로 내 뿜는다,
알고보니 명희씨가 몸살이라고,...,부창부수...,문복림씨도 덩달이 몸살이신가 보다,ㅎㅎ
지기재 9시 출발
지난번 하산시 뒤풀이를 했던 곳이 눈에 익다,
그곳 지기재에서 출석사진을 찍고 산이 아닌 과수원 밭 사이로 여유롭게 출발을 한다,
지난번에 봤던 사과꽃과 배꽃이 이번에는 나뭇잎을 동반해 푸르름이 싱그럽게 보인다,
길 옆 수국은 며칠뒤 피워낼 꽃잎을 한창 가다듬고 있는 듯 아직 꽃잎의 색이 연녹색에 가깝다,
오늘 새로 데리고 온 팅거님을 배려 한답시고
그동안 함께 어우러졌던 후미팀에게 배신을 때리고 팅거님과 함께 리듬을 탔다,
팅거님이 산을 잘 타는 줄은 알았지만 오늘 비로소 그 차이를 실감하는 날 이었다,
한시간쯤 갔을까....슬슬 본색이 드러난다,
팅거님 근수님 나...이렇게 3명이 중간 그룹을 이루며 사진도 서로 찍어주고 사이좋게 진행을 했건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내가 자꾸만 쳐지기 시작한다,
팅거님과 보조를 맞추기가 헉헉거려진다,
결국은 팅거님과 근수님은 내게로부터 점점 멀어지더니 급기야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편안한 오솔길인 대간길은 싱그러운 초록 물결이다,
겨우내 앙상한 가지에서 새순으로 피어난 초록색의 나뭇잎 하나하나가
어찌나 싱그럽고 시원한 청량감을 안겨주는지 예쁘게 핀 그 어느 꽃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인다,
대간길을 이렇게 홀로 걷노라면 나홀로 생각에 잠기곤 하는 때가 많은데 이젠 기꺼이 즐기는 편이 되어버렸다.
산과 들과 나무와 풀과.....그리고 나......이 모두 내 친한 친구처럼 대 자연속에 융화되어 즐거움으로 받아 들여진다.
(팅거랑 기념으로...)
신의터재 10시 15분
한시간쯤 걸려서 신의터재에 도착했는데.
앞서가던 선두팀들이 모두 모여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팅거랑 기념 촬영을 하고 후미가 도착하는 것을 본 뒤 선두 뒤를 따라 출발했다,
밭과 밭 사이를 지나 낫처럼 심한 기역자로 꺾어 낮은동산으로 오른다,
앞사람을 놓치면 그대로 직진할 것 같은.....영락없이 길을 잃고 마는 그런 곳 같았다,
낮은 동산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닌다,
그렇게 17구간의 대간길은 이어졌다,
함께 출발은 했건만 역시 또 선두는 저만치 놓치고 후미는 멀찌감치 따돌려 중간 미아가 되고 만다,
졸지에 백두대간 17구간을 그렇게 계속 미아가 되어 나홀로 산행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 뒤에 후미가 있으니......다행이다.
대간길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니 썪은 고목나무에 운지버섯 종류들이 다양하다는 걸 느꼈다,
원래 버섯에 대해 항상 신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다,
평상시에도 버섯의 그 맛과 향기가 신비롭기 그지 없게 느껴 졌었다,
보이는 대로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바싹 마른 운지과 버섯이긴 해도 모양과 색들이 가지 각색이다,
무지개산 갈림길 12시
한참을 나홀로 산행을 하고 갔는데 역시 선두팀들이 그곳에 모두 모여 기다리고 계신다,
막강 선두중에 진표님과 문복림 명희씨 부부가 빠지니 나머지 선두들도 오늘은 내달릴 기분이 아니었나 보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자 하였더니,
선두팀들은 앞으로 한시간 반 정도를 더 가서 운지미 산에서 드신다 한다,
휴....할 수 없이 후미팀을 기다렸다가 함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근수님을 설득했다,ㅎㅎ
그리고 후미 이대장님한테 전화를 걸었다.
후미는 후미대로 우리가 선두랑 가버린 줄 알고 뒤에서 점심을 먹어버리고 오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가며 기다릴테니 얼른 와서 점심 같이 먹자 했다,
그리고 15분 뒤.....후미팀이 보이는데
이미 후미들은 너와나님이 만들어 오신 닭발과 막걸리를 드셨기 때문에 배고프지 않을거라고 한다,
그 소릴 듣는 순간 더이상 기다릴 필요없이 점심을 해야 했다,
막 자리를 펴고 먹기 시작 하는데 기분들이 상승한 후미팀들이 올라온다,
모두들 뭐가 그리 즐거운지 기분들이 날라갈 듯 좋아 보인다,
아마도 한잔들 하시고 오시는 모양이다.....으그~~~으리 없긴....ㅎㅎㅎ
아름답게 핀 연산홍 철쭉을 바라보며 싸온 점심을 꺼내놓고 먹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무지개 산악회 선두팀이 나타나지 않는다,
같은 구간을 진행하는 무지개 산악회원들은 우리가 어느정도 가다보면 항상 선두가 우리 후미를 앞지르곤 했었는데
오늘은 그때까지 나타나지 않아 아마도 무산된 것 아닌가 하며 이야기를 막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양반들은 못 되시는가 보다.
저 아래서 헐레벌떡 뛰어 올라오는 사람이 있었으니 곧 무지개 산악회 선두팀 들 이었다,
우리를 보자 서로 반갑다는 듯이 서로 화이팅을 외쳐준다,
"무지개 화이팅,,,,금성 화이팅...."
그런데 그 선두팀 왈.....
금성 리므진 때문에 무지개팀 전원이 단체 알바를 하고 오느라 고생 엄청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본 즉 이랬다,
산악 대장님도 결석한 오늘....
무지개팀 버스 기사님께서 길을 잘 몰라 헤메고 있는데.
항상 함께 움직였던 금성 리므진 차가 화XX재에 세워져 있더란다,
그래서 그곳이 출발시점인 줄 알고 무지개 대원 전체를 그곳에 내려줘서 일단 출발을 했다고 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아니다 싶은 생각들이 들어 다시 뒤로 돌아 버스를 타고 지기재로 와서 다시 출발했다는......ㅎㅎ
그런 단체 알바를 하는 바람에 오늘 이렇게 늦었다는데....ㅎㅎㅎ
그래도 오늘은 금성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마 만났다며 안도하는 것을 보며
그분들이 그곳에서 점심상을 피는 것을 보며 우리는 여유있게 출발을 한다,
윤지미산 정상 (538m) 14시경
오늘 구간중 가장 높은 산이란다,
점심을 먹고 오르자니 약간은 깔딱이라서 두배로 더 힘들지만 그리 높지 않으니 뭐 이쯤이야......
된 숨을 몰아쉬며 능선인가 싶은데 나뭇잎에 가려져 사방을 조망할 수 도 없는 어둑침침한 봉우리 가운데에 돌멩이들의 쌓여있고
그 위에 움직이는 '윤지미산'표지판이 놓여있다,
명색이 오늘의 최고봉이라는데 기념사진은 찍어둬야지....
윤지미산에서 화령으로의 내리막길이 장난 아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길을 내려 오느라 긴장감이 감돈다,
여차하면 구르기 싶상인 아주 급한 경사길이 거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고 오가는 차량이 별로 없어 고속도로의 내달림이 막힘이 없다,
그 너머로 인삼밭이 제법 넓게 형성하고 있다,
후미 선두가 모두 그곳에서 모여 사진들을 찍고 마지막 화령재를 향해 가는길은 제법 넓은 임도를 따라 조금 가다가
다시 나즈막한 언덕같은 숲속을 통과하니 바로 오늘 종착지인 화령재가 나온다.
화령 15시
6시간의 편안한 산행으로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또 마무리를 했다.
다음 산행을 위해 장비를 가다듬는 그 시간이 제일 뿌듯한 시간이다.
일찍 산행을 마친 일행은 뒤풀이로 간단하게 한 뒤
서울의 야등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서둘러서 출발했다.
죽전에 내려 집까지 걸어갔는데도 8시정도 밖에 안된 이른 시간이다,
아직 저녁 전이라는 남편을 불러내 집앞 곱창집에서 백세주 각 일병으로 토닥토닥..............
피곤했던지 이내 잠이 들었고
꿈 속에서도 그 어여쁜 연산홍 꽃밭을 누비고 다니는 흐뭇한 꿈을 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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