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백두대간후기)
** 백두대간 27구간 **
날 짜 : 2008년 10월 5일
날 씨 : 흐림
산행구간 : 하늘재~포암산~관음재~마골치~꼭두바위봉~부리기재~밖마을
산행거리 : 약 14킬로
산행시간 : 약 6시간 30분
전날....
남편은 동창모임이라 늦겠다 하고 아이들은 제 각기 여행을 떠난 상태라 나 혼자다.
거실에 자리를 펴고 누워서 TV를 시청 하다가 그대로 거실에서 그냥 자기로 했다.
새벽 4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밤 12시쯤 잠을 청했다.
잠시뒤...
몽롱~한 상태에 접어들어 꿈나라 문턱까지 온 듯 했다.
어딘지 모르게 손가락 부근이 가려운 느낌이 들어 잠결에 쓱~싹!! 한번 쓰다듬어
가려움을 달래고는 황홀한 꿈속으로 더 깊이 빠져 들려는데......귓가에서.....
"왜엥~~~~$&^%#%^^&&&^............"
순간...
몸은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잠이 싹~ 달아나며 정신이 번쩍!!~ 든다.
죽은듯이 누운채로 눈이 번쩍 떠진다.
"모기닷!!!!!!"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모기가 피신 할 수 없도록 방문이란 방문은 후다닥 모두 다 닫았다.
스프레이 모기약을 거실 구석구석 뿌린뒤 약물에 취한 모기가 나타나기를 눈을 똥그랗게 뜨고 기다렸다.
10분..20분...30분....꾸벅꾸벅!!~~
약물 세례받고 어느 구석에서 직사 했나?....아니면 비겁하게 부엌으로 도망쳤나?....
"아고 졸려!!....전자향 꽂아놓고 그만 자자...."
잠시 뒤 또 몽롱~~해 질려는데......
"왜엥~~~~엥~~~~#$ㅆ#$$@%@.............."
약물에 중독된 모기가 날라다니는 속도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모기 정신이 아닌 것 같다.ㅎㅎㅎ
넓은 거실에 전자향 하나로 다 다스릴 수가 없나보다.
그렇다고 부엌까지 약을 뿌릴 수는 없고....어쩐다?....
결국 잠을 잊은채 한손에 스프레이 약을 들고 두눈을 똥그랗게 뜨고 여차 하면 발사를 할 태세로.....10분....30분............
요란스럽게 울어대는 알람소리에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이런~~~ㅋㅋ"
모기 한마리가 나로하여금 온 밤을 꼬박 세우게 만들었다....ㅎㅎ
모기와 전쟁 1차전은 그렇게 내가 패배를 하고 일단 휴전.....
"너!~ 모기....대간땜에 목숨 건진거다...일단 다녀와서 2차전때 두고 보자........."
복정역까지 딱 1시간 걸렸다.
차에타니 반가운 얼굴들....차례로 악수를 하고......
선녀님은 오늘 딸을 데리고 왔다.....부럽다.
아이들이 산에 가는 엄마를 따라 나선다는 그 자체만 으로도 충분히 예쁜데
엄마를 쏙 빼 닮아 외모까지 예쁘다.
그런데 왠지 허전....너와나님이야 카페에 못 온다고 꼬리글 달았으니 보이지 않을 줄 알았지만.
올줄로 믿었던 홍송님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영문을 모른다 하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 새벽 시간에 전화 해 보기는 좀 그렇고....이따가 적당한 시간에 전화나 한번 해 봐야겠다.
(27구간 단체사진)
하늘재(520)....09시 35분 출발
지난구간에 종료했던 하늘재까지 차가 올라간다 한다.
출입금지 구역이지만 그곳을 지키고 계시는 관리인 아저씨들이 마음이 너그러우신가 보다.
지난번에 금지구역으로 하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전혀 남의말 듣는 듯 한다.
하기사....이미 지나간일이고 증거도 없으니 아는체 해 봤자 뭘 어찌 하겠는가...ㅎㅎ
단체 출석사진을 찍는데 친절하게 장소도 잡아주고 찍사까지도 자청해서 해 주셨는데
복 많이 받으시길요....ㅎㅎ
오늘 구간은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의 경계에 속해 있다고 나와있다.
하늘재 초입에 있는 하늘샘이라는 샘터를 지나서부터 급경사지대를 따라 오르게 되고
정상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오늘은 너와나님도 오시지 않아 보나마나 맨 후미는 나 산오르미일 것 이지만
아직은 저 뒤로 선녀님과 딸 슬아양...근수님과 근하님...
그리고 후미대장(?)뜬구름님이 함께 올라오고 계시니 조금은 여유가 있다.
워밍업도 없이 처음부터 급경사를 오르니 숨이 턱까지 차오며 가슴이 아파온다.
맨 후미가 될 것 이라는 부담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무리 했었나 보다......
잠시 속도를 늦추며 천천히 올라간다.
(포암산 정상)
포암산 정상(964)...10시 30분 도착.
하늘재에서 약1시간 정도 올라가니 포암산 정상석이 보인다.
포암산 정상에는 정상석과 돌탑이 세워져 있고 우측은 절벽인 듯...아득하다.
오늘 구간은 포암산만 오르면 그 다음은 그리 힘든 곳이 별로 없다고 하셨다.
선두로 가셨던 진표님이 기다리고 계시다가 기념 사진을 찍어준다.
뒤 이어 선녀님 모녀 도착 하시고 곧 이어 근수님 근하님 구름님이 속속 도착 하신다.
포암산(964)에서 관음재(780)로 가는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한 등산로였다.
잠시 내려서다 다시 오르고 올랐다가 다시 내려설 때 는 양쪽 모두 사정 없는 급경사 였지만
나름대로 전형적인 산세이니 그만 하면 대체로 완만하다고 표현 하고 싶은게다.
선녀님과 딸 슬아양....그리고 나.....이렇게 3명이서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편안한 마루금을 이어간다.
약40분 정도 갔을까?.... 갈림길이 나온다.
어디로 가든 서로 만나는 길 일거야....그러나 이정표가 없으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우측으로 접어든다.
약 10여분을 더 갔는데 뒤에 따라 와야 할 후미팀인 막강 남자 4분이 따라오지 않는다.
아까 갈림길에서 우리가 길을 잘 못 들었나?...하고...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마침 이정표가 나타난다.
시간상으로 보아 관음재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을 것 같기도 한데 현위치 표시는 없고 방향만 표시되어 있다.
만수봉으로 가는 길 이라고 써 있다.
"엥?...만수봉?...오늘 가야 할 구간 중 만수봉은 못 본 것 같은데?........"
베낭을 내려 지도를 꺼내보니 역시나 만수봉은 백두대간 길 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뚝! 떨어진 곳에 써 있다.
"아차차....우리가 아까 그 갈림길에서 잘 못 들었나봐....다시 돌아가자....."
베낭을 다시 메고 돌아 가려는데 그제서야 막강 남자 후미팀 4분이 구세주처럼 오고 계신다.
"잘 못 왔나봐요...이 길은 만수봉 가는 길 이래요...." 했더니....
잘 못 온게 아니란다.
만수봉 가는 길로 가다가 갈림길이 나온다 한다.
아까 갈림길 지났다 했더니.....이정표 없는 그 갈림길 말고 이정표 있는 갈림길이 또 나온다 한다.
"진표님이 맞다는데 머가 걱정이여.........." 뜬구름님의 말씀이시다.
"진표님은 알바 대장님 이신데 믿어도 될까요오??....ㅎㅎㅎ "
약 10여분 더 진행을 했더니 진표님 말대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나왔다.
마골치 삼거리에 도착한 것이다.
(만수봉 갈림길에서)
마골치삼거리(923)....11시 40분 도착.
포암산에서부터 마골치 삼거리까지 도상거리는 약2.3km 이고 소요시간은 약1시간 정도 걸렸다.
선두와 시간차를 좁히기 위해 최대한 사진 찍기를 자제하고 왔지만
증표를 남겨야 할 곳에서는 예외 없다.
모두 모여 증거 사진을 찍고 다음 구간을 향해 출발한다.
지도를 보면 마골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다음 목적지인 꼭두바위봉까지는 갈림길 없이 계속 직진으로 나와 있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락 내리락 반복 하며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대간길은 표고차가 심하지 않아 편안한 주 능선길이다.
봄에 연두색 새싹을 보며 삶에 희망을 느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철 이른 단풍나무가 간간히 나타나 벌써 쓸쓸한 가을의 길목에 와 있음을 알려 준다.
양탄자를 연상케 하는 등산로는 금방 떨어져 아직 누구한테도 밟히지 않은 푹신푹신한 낙옆으로 장식되어 있고
걷는 걸음 걸음마다 밟지 않고는 지나지 못 할 정도로 탐스러운 도토리가 지천에 깔려 있다.
(내가 무사히 완주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장비...)
(뜬구름님이 사비로 제작 하시어 나눠주신 백두대간 종주대 이름표...감사합니다...^*^)
1시간쯤 갔을까?.
모처럼 탁 트인 조망이 있던 곳에서 선두로 가셨던 비주류님 두분을 만났다.(김판섭님 한경표님)
점심을 마치고 막 일어서던 중이시란다.
선두팀은 약 10여분 정도 앞서서 가고 있을거라고 한다.
"엥?...선두가 요 앞에???...ㅎㅎ"
"오늘은 나 밥 먹지 않고 내가 선두 해 버릴까부당.....ㅎㅎ"
꼭두바위봉에 가까워 옴을 느끼면서 시장끼가 든다.
점심은 꼭두바위봉에서 먹기로 하고 중간팀을 만난 우리는 탄력받아 내친김에 속도에 박차를 가 한다.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에서 내가 생각 해 봐도 예전의 내가 아닌 것 같다.
뒤 따라 오시던 선녀님 왈....
"근하님이 그러시는데....요새 오르미님이 예전하고 달리 날라 다니는데....
그 비결이 뭔지 묻겠데요...." 하신다.
"비결?....글쎄요....내가 생각해도 내 실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글쎄요....."ㅎㅎ
꼭두바위봉....13시 경 도착
선두팀들이 점심을 먹다가 내가 나타나자 모두들 귀신이라도 본듯 소스라치게 놀라시며 비명들을 지르신다.
"어??????.....아니???????......산오르미가 어떻게 벌써????????????......"
"어??....아니??......내가 머 귀신이라도 되나요???.....나를 보고 왜들 그리 놀라시나.....기분 나쁘게시리.....ㅎㅎㅎ"
뒤 이어 속속 도착하시는 후미팀들을 보며 반가움 반 놀라움 반으로 선두팀들이 반겨 주신다.
"방이나 얼른 빼세욧...."
탱크를 몰고 오듯 후미팀을 몰고 오시던 진표님의 탱크같은 한마디 이시다.ㅎㅎ
진표님이 건네주신 약주 한잔부터 시작하여 뜬구름님은 맛있는 찰밥으로 혼자 밥심이시고...
나머지는 거의 빵이나 행동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13시 30분경 출발)
점심을 먹고 오르는 오르막은 두배 세배 힘이 든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묵묵히...그리고 꾸준히 오르고 또 오른다.
오늘 따라 유난히 더 힘들어 하시는 근하님이 보시기에 내가 날라가는 것 처럼 보였나 보다.
사실은 나도 정말 힘 들고 힘이 드는데....ㅎㅎㅎ
아까 선녀님이 하시던 말을 정말로 하신다.
산오르미님이 날라가는 비결이 뭐냐며 가르쳐 달란다.
그 나마 비결이랄 것 까지 될른지는 모르겠으나....
오르막에서 보폭을 좁히는 대신 걷는 속도는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조금 빨리.....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르막만 나오면 쥐약이었던 내가
지금은 예전처럼 힘이 덜 들고도 오르막을 거뜬히 오를 수 있어 자신감이 생긴 것 이 사실이었다.
이 말을 들은 막강 선두 명희씨가 피식~ 하고 웃는다...ㅎㅎㅎ
생각 해 보니 명희씨가 볼때 나의 비결이라는 것 이 웃음이 나올만도 하다.....하하~ㅎㅎ
(부리기재에서)
부리기재(870)...15시 7분 도착.
오늘의 마루금의 종료지점 부리기재에 어느덧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벗어나 밖마을로 하산을 시작하는 지점이다.
오늘은 중간팀이 실종된 날이다,
선두 몇명 빼고 나머지 모두가 후미이다.
밖마을까지 약 2킬로.....처음부터 급경사 길이다.
지그제그로 길을 만들어 놓긴 했어도 내리막의 각도가 장난이 아니다.
돌고 돌아 내려서고 또 내려서도 하산길은 하염없이 내려 꽂듯 아득하게 이어진다.
아직도 멀었다는 진표님 말에 잠시 쉬며 무릎 보호대를 착용했다.
아프기 전에 보호해야 한다는 평상시 생각에서이다.
약 1시간 정도 내려오니 그제야 평지가 나온다.
출입금지구역이라는 안내문을 뒤로 하고 잘 익은 사과나무 과수원을 지나다 보니 선두 명희씨가 사과를 흥정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과수원에서 사용하는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 1짝에 20,000원이란다.....와..........싸다....
2짝을 사서 나누기로 하고 일단 뜬구름님이 계산을 하셨는데
찬조 하신거라며 모두에게 사랑의 사과 한봉지씩 안겨 주신다...고맙고 감사하게 잘 먹겠습니다.^*^
(밖마을의 농촌 풍경)
(밖마을을 지나다..)
밖마을..... 16시 15분 도착 (사과 흥정시간 포함)
먼저 내려온 선두팀....
두부막걸리를 시켜놓고 그 음식이 채 나오기도 전에 후미가 도착 했다며 몹시 불만 스럽단다..ㅎㅎㅎ
오늘 하산주는 올라오는 도중 하남에 들러 오리고기를 먹기로 하고 서둘러 밖마을을 떠난다.
하남 광천 막국수집....약 19시 쯤 도착.
백두대간에 몇번 나오시다가 어느날 나오지 않던 두 부부....
그 사이 하남시에 광천 막국수집을 개업 하셨다 한다.....
어쩐지...아침에 나누어 주신 수건에 왠 광천 막국수라는 글귀가.....ㅎㅎㅎ
서근하님의 찬조로 맛있는 오리훈제와 광천 막국수....그리고 곤드레 국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22시 20분.
개운하게 씻고 짐 정리를 대충 끝낸 시간은 23시 30분.
피곤한 몸을 누이고 단잠의 꿈나라로 가려는데......
"왜엥~~~#$%^&&&....."
순간.... 벌떡!!~ㅎㅎㅎ
오늘 백두대간 다녀와 피곤해서 너 포기하고 항복 할 줄 알았지??....
어림없으......너 정말 잘 못 걸려 들었으~~~~~~~~~~~~ㅋㅋㅋ
수정 삭제
아이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