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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10구간*
날짜 : 2008년 1월 20일.
날씨 : 눈
산행코스 : 송계사-횡경재-지봉-대봉-갈미봉-빼재
산행거리 : 약 13킬로
산행시간 : 6시간
전날밤...
남편은 고교 동창회에 갔다가 얼마나 많은 과음을 했는지....
기분이 좋아서 마셨다고는 하나 저렇게 취한 모습은 20여년전 젊었을 때 보고 근래에는 못 보던 모습이다,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잠 잘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서성이며 흥얼 거린다.
투정이 반반 섞인 말투로 이러쿵 저러쿵 말상대를 해 주다보니 오늘 밤 잠 자기는 다 글렀는가 싶다,
겨우겨우 조용해진 시간을 보니 새벽 3시가 가깝다,
내일 아침 속이 얼마나 불편할까...
그런 남편을 홀로 놔두고 산행길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고 안갈 수 도 없는 노릇.... 그 또한 마음이 불편하다,
뒤척뒤척 설친 잠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해장국으로 북어국을 끓여 놓는다.
미안 하다는 메모를 식탁에 써 두고 조용히 현관문을 나섰다,
오늘 산행은 어째 출발부터 차질이 생겼다,
6시 31분.........김대장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양재에서 출발이 늦어진다는 소식이다,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이 아마도 많이 늦어 질 모양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일이 없었는데 .............
죽전 정류장은 경부 고속도로상에 생긴 간이 정류장인데
추운 겨울날 떨며 기다리는 행인들을 위한 배려가 놀랍다,
벽걸이 전기 스토브가 정류장 안쪽에 설치되어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데도 온도 조절을 자동으로 해 놨는지 저 혼자 켜졌다 꺼졌다 한다,
저렇게 24시간 켜 놓는걸까???
평소 같으면 6시 45분쯤이면 오던 차가 7시 8분에 도착 한다.
그런데 죽전에서 나 말고 타야 할 사람이 또 있나보다.
두 대장님들이 밖에서 누군가를 찾으며 핸드폰에 매달리고 계시다,
조금 후...김대장님 제게 다가 오시더니
분당 롯데에서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데....택시타고 막히지 않는다면 약 10~15분 정도의 거리라고 일러줬다,
이렇게 하여 7시 20분 죽전 출발......
지난번 덕유산 종주코스때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신 진표님 일행을
다시 곤도라 타는 곳에 내려주고는 구불구불 거리는 고갯길을 곡예하듯 넘어가서야 송계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사진은 짝고......)
백두대간 구간중 덕유산 구간이 오늘로써 마지막 구간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출발이 늦었으니 사진들 찍지 말고 좀 서둘러 달라는 김대장님 말을 들었으나
그거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리는 분위기이다....ㅎㅎㅎ
어쨋든 뜬구름님의 출석사진 만큼은 피해 갈 수 없는 절대적 수순이다,
곤도라팀 두분을 합해 모두 15명 이지만 남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둘러 출석사진을 찍고는
진주84님 부부팀을 중심으로 선두팀은 쏜살같이 사라져 버리신다,
뜬구름님과 이대장님은 출발이 늦어지신다며 먼저 올라 가라 하신다.
우리가 아무리 앞서 가 본들 금새 따라 잡히는지라 우리는 부지런히 앞만 보고 올라간다,
몇미터 앞서 가시는 너와나님을 따라 홍송님과 도란도란 거리며 아무 생각없이 한 30여분을 올라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산오르미~~"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발걸음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좌측 산 위쪽을 올려다 봤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잘 못 들었나 싶어 다시 가던대로 출발을 하려는데
다시 "오르미님 그 자리에 멈춰요!!~" 하는 소리가 정확하게 들린다,
다시 올려다 보니 김대장님이 좌측 산 위에서 내려오시며 진행 방향을 좌측으로 돌리라고 하신다,
그제야 자세히 보니 좌측으로 희미하게 발자욱이 나 있고 안내표시가 보였다,
하마터면 엉뚱한 길로 올라갈 뻔 했는데 그런 상황을 미리 짐작하고 지켜보고 있다가
안전하게 데리고 올라가는 김대장님을 보며 역시....대장님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앞서가던 너와나님을 불러 되돌아 내려오게 한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간다,..
"휴.....하마터면 선두도 아닌 후미들이 큰 알바할 뻔 했네.....ㅎㅎ"

지난구간 때 결석을 하신 선녀님과 나뭇꾼님 부부께서 오늘 유난히 힘드신가 보다,
능선 안부에 도착하여 뜬구름님의 빠지지 않는 간식인 먹음직한 딸기가 또 제공된다.
"맛있다 맛있다'" 를 연발하며 당연한 듯이 순식간에 개걸 스럽게들 먹어 치우는 여자들......,
그런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게 행복이라고 말씀 하시는 뜬구름님을
누가 뭐래도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천사라고 표현 해 드리고 싶다,
아무 사심없이 베풀고 싶어하는 그 모습은 누가 봐도 귀감이 되는 부분이었으니까.............

(뜬구름님이 가지고 오신 딸기를 다섯 여인들이 당연한 듯 먹고 있다)


횡경제...(12시 20분경)
출발때 부터 간간히 눈이 내리던 날씨가 대간길 접속거리인 횡경제에 도착할 즈음 제법 눈송이가 커진 듯 하다,
펄펄 내리는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대간길이 여기서부터 다시 이어진다고 한다.
키 작은 산죽나무 위로 살포시 내려 앉은 눈들이 사브작 거리며 이동 하는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굵은 나뭇가지 위에 쌓인 하얀 눈은 한폭의 그림엽서가 따로 없다,
이런 아름다운 곳을 지나가면서 어찌 못 본채 하고 그냥 지나 가겠는가...
아직 곤도라팀인 진표님팀들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여유있게 감상을 하며 여유를 부린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다섯 여인들은 해맑은 소녀들처럼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10구간이나 함께 했으니 이젠 미운정 고운정도 제법 들었나 보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즐거우면 참 행복한 대간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백두대간 2기팀에는 여자가 대장님 포함하여 6명이다,
처음 2구간때 여자라고는 달랑 나 하나....이대장님과 둘 뿐이였는데 이렇게 6명이나 되고보니 너무 행복하다,
이쯤해서 백두대간 2기의 막강 여성들을 내 나름대로 소개를 해 볼까나?


먼저
이대장님....산행대장님...에서 풍기는 느낌과 생김새와는 달리 목소리며 마음 씀씀이가 여성스러운 여걸이시다.
진주84님....나이답지 않게 의젖하고 항상 생얼을 하고 다닐만큼 예쁜데다 속도 깊고 야무진 아우다,
선녀님.......닉처럼 몸짓도 눈동자도 천상 선녀시다,..남편 나뭇꾼님께 향한 마음이 항상 봐도 어여쁜 선녀 그대로 이시다,
너와나님....목소리만 들으면 공주꽈로 착각 하지만 알고보면 무수리 라고 자칭 무수리공주 이시다,
홍송님.......반듯한 여자의 표본....내면이 아주 강한 열성여성의 기질이 있으시다.
그리고 ......무늬만 여자라는 별명이 붙은 그 녀.....산오르미....이렇게 6명이다,
그 중 진주님만 날라 가시고 나머지는 모두 후미그룹이다,

못봉...(13시 30분경)
봉우리 이름이 독특하다,
다섯 여자들이 사진을 남기느라 포즈를 취하면 정작 분주히 움직이시는 분은 따로 계시다,
오늘은 사진 찍지 말고 서둘러 오라는 김대장님을 의식하며 개구스럽게 한마디씩 한다,
"우리 지금 사진 찍는거 절대 아니고 그냥 쉬고 있는거 맞지?.ㅎㅎㅎ"
뜬구름님이 배가 고프신가 보다,
아침도 안드시고 오셨다며 더 이상은 못 움직인다고 엄살이시다,
업고 가든지 밥을 먹여 가지고 데려 가던지 하라며 엄포를 놓으신다,
비좁은 눈밭에 밥상을 펴고 저마다 가져온 음식을 맛있게 먹는데
뜬구름님의 반찬 메뉴는 우리네 다섯 여자들도 못 따라 갈 지경이다,
맛깔스런 창란젖이 단연 힛트이다,
대봉...(14시 30분경)
대봉을 지나면서 부터의 내리막 길은 엉덩이 썰매타기에 안성맞춤인 코스가 너무나 많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비료푸대를 준비 해 오는건데 몹시몹시 아쉽다,
급기야는 참지 못하고 결국 베낭 커버를 썰매 삼아 타고 내려와 봤다,
잘 나가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탈만 했다,
다음 구간때는 꼭 비료푸대를 준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평평한 하얀 눈밭을 지나면서는
어렸을 적 눈위에 드러누워 눈사진 찍던 생각이 나서 도저히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네 여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나란히 눈위에 드러 누워서 개구 스럽게 눈장난을 치며 즐거워 한다,
너와 나님이 꼭꼭 숨겨온 금쪽같은 매실주 한잔에 온세상이 달라 보인다,
방금전까지 내리던 눈이 왜 더 아름답게 보일까나..., ㅎㅎ



16시 40분경 빼재(신풍령)
거의 다 온 것 같은 지점에서 김대장님이 마중을 나오신다,
버스가 서 있는 둔덕 위로 약간 경사진 미끄럼길에 눈이 쌓여있고 김대장님이 비료푸대 석장을 가지고 올라 오신다, 홍송님과 ,너와나님, 그리고 내가 탈 미끄럼 비료푸대이다,
두어번을 반복하며 썰매를 탔다...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뒹굴고 넘어지고....ㅎㅎㅎ
결국은 마지막에 엉덩이 썰매의 소원풀이를 톡톡히 한 셈이다,





17시 05분경 .....곤도라 팀 도착
날라 다니시는 진표님 마져도 점심도 먹지 못한 채 부지런히 걸었지만 이제야 도착 하는 것을 보면서
지난번 무박으로 진행 했던 덕유산 종주 구간때 너무 힘들어서 진표님팀 따라 곤도라를 타고 내려 갈까 하다가
기수를 돌려 송계사로 하산 했던일이 얼마나 잘한 일 인지 모른다며 안도를 해 본다,
오늘은 산행이 늦어 저녁식사는 올라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하라는 이대장님 말씀에 반발들을 해 봤지만
생갹 해 보니...ㅎㅎ.눈썰매며 눈밭에서 뒹굴었던 시간하며..ㅎㅎ이대장님을 이기지는 못 했다,
만인이 원하면 조금 늦어도 만인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는 평범한 개념이 입이 열개라도 이순간은 여지없이 깨어지는 순간이다,
천상 여자답다고 내내 칭찬 했건만 의견을 피력 하시는 모습은 무섭기 까지 하다,ㅎㅎㅎ
휴게소에서 20분을 주면서 밥을 먹고 오라는데.....
솔직히 밥을 먹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힘든 산행 후에 여유있게 피로를 풀며 하산주 한잔을 하며 하루를 마감 하고픈 것 이었지,,,,,
남들은 다이어트도 한다던데 잘 됐다 싶어 저녁을 굶은 채 축 쳐져 있는데 진표님이 양주 한모금을 건네 주신다,
새해부터는 되도록이면 주님을 멀리 하자는게 내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매실주 한모금에 온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이질 않나,
양주 한모금에 피로했던 온 육신이 편안한 안식처를 만난것처럼 그토록 흐뭇함을 느끼다니,,,,,,ㅎㅎㅎ
졸다가 죽전에 내린 시간은 9시도 안된 의외로 이른 저녁 시간이었다,
전원이 양재에 내려 뒤풀이를 하기로 했다며 함께 가기를 원 했지만
집에 가까이 올수록 간밤에 과음한 남편이 궁금해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어서 빨리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 뿐.......,
오늘로 백두대간 구간중 덕유산 구간을 3번에 나누어서 무사히 통과 힌 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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