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6월12일...성삼재~노고단~연하천대피소~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
총 23.4km 15시간 20분
둘째날
6월13일...세석대피소~장터목 대피소~천왕봉~장터목~백무동탐방지원센타
약 14.4km 10시간10분
내 나이가 60대 후반인데 작년에 지리산 종주를 했을때 그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다.
그런데 1년 뒤인 올해 또 지리산 종주를 강행했다...주제도 모르고...ㅠㅠ
작년에도 지리산 왕복종주를 시도하려다가 날씨가 허락하지를 않아서 백무동에서 올라가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하고 다음날 천왕봉을 다녀온 후 연하천대피소에서 2박을 했다...그리고 3일째 되던날 성삼재로 내려왔었다.
그래도 여한이 없었다...이나이에 지리산 구석구석을 두루두루 감상하면서 무사히 종주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후인 2025년6월12일....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주제도 모르고 감히 또 지리산 왕복종주를 도전하기로 했다...ㅋㅋ
그런데 역시나 또 일기예보가 도와주지를 않는다
이틀째 되는 날 밤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3일째 되는 날은 하루종일 큰비가 온다고 예보를 한 것이다.
이번에도 할 수 없이 또 왕복종주의 계획을 접고 그냥 성중종주로 변경을 해야했다
그러나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 택시비가 장난이 아니어서 성백종주로 최종 결정을 했다.



11일 퇴근 후 오후 7시쯤 출발
지리산 성삼재 아래 천은사 주차장에 밤 10시쯤 도착했다.
첫날.
차안에서 몇시간 쪽잠을 잔 후 12일 새벽 3시40분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했다.
무장을 하고 04시 성삼재 출발...
출발은 순조로웠다.
하지가 가까워서 새벽 4시인데도 그럭저럭 곧 환해졌고 노고단에 도착하니 완젼히 대낮같이 밝아 걷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돼지령을 지나고 임걸령에서 물을 보충했다
작년에 왔을때 여기서 멧돼지를 만났었는데...
숲속 어디선가 꼭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ㅎㅎ
임걸령 샘물속에 왠 막걸리병 두개가 담궈져 있다.
한병은 절반정도 마시고 남은 것이고 한병은 아직 개봉전 새것 그대로이다.
아직 갈길이 먼데 취중산행은 절대 않되는데 누구짓일꺼나...ㅎㅎ
"임걸령 물맛이 이렇게 좋았었나?"
마시고 또 마시고...
비워진 물병에 가득 채워서 출발했다.



삼도봉.

삼도봉 오르는 길 가파르지만 뭐 이쯤이야...ㅋㅋ
삼도봉에서 하염없이 내려서면 화개재가 나온다
옛날에는 이곳을 도로를 내고 걸어서도 넘나 들었다고 한다.
화개재에서 토끼봉 오르는 길이 힘들다고 들었는데 올라와 보니 ...삼도봉에서 하염없이 내려갈때부터 알아 봤었다...ㅋㅋ

힘들다는 토끼봉이다
그러나 급경사도 아니고...명색이 지리산인데 이정도는 각오를 해야지...ㅎㅎ

명선봉
정상석도 표지석도 없고 안내표지판 아래에 초라하게 적어놓은 명선봉.

연하천 대피소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13.2km를 약 6시간 30분 걸어서 10시30분에 도착했다
이대로라면 1시간에 2km를 걸었으니 계획한대로 잘 진행하고 있었다.
연하천에서 라면과 햇반으로 에너지를 보충한 다음 10시 50분 출발했다.



형제봉
연하천대피소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는 별로 힘들지 않고 갔다.
중간에 형제봉도 있고 볼거리가 많은 구간이라서일까...





벽소령 대피소에서 덕평봉 까지는 룰루랄라 평탄한 평지같았던 길이라고 기억했는데 아마도 반대쪽에서 왔을때 얘기인것 같다.
지금은 평지길이라기 보다는 살짝 오르막이지만 거의 평지나 다름 없는 길?....어쨋든 경치도 볼수 있고 아름다운 길이다.


그러나.~~~
아~~~누가 지리산이 엄마 품같다고 했을까.
지리산이 엄마 품같다 는 표현은 여기까지이다
여기서부터 세석대피소까지 가는길이 이번 종주의 최악의 구간으로 느껴질줄이야!!~~~
이때까지도 감히 짐작도 못 했었다.ㅠㅠ
가도가도 편한길이 없다
끝인가 싶으면 또 올라가고....끝났나 싶으면 또 오르막이고....ㅠㅠ
새벽부터 걸었으니 지칠대로 지쳤겠지....
그러나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느낌이....ㅠㅠ
"사람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ㅠㅠ
다시는 지리산 종주 않 하겠어..." 를
한고개 넘을때마다 읊어댔다...ㅠㅠ
"이번이 마지막이야...다시는 않올거야...ㅠㅠ"
나중에는
"욕나온다 욕 나와!!! .." 라고 하면서 걸었다.ㅠㅠ
끈질기게도 나타나지 않는 세석산장!!...
"밉다 미워!!! 정말미워!!!! ㅠㅠ"
애꿎은 선비샘에다 화풀이를 했던가 보다
그곳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물도 마시고 체력도 보강하고... 한참동안을 쉬고 출발했다.
세석대피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고 있느냐고...ㅠㅠ
"가고는 있는데요...헉!헉!."말문이 막혔다
조심해서 오라는 말에 대꾸도 못 했다.ㅠㅠ
그래도 어쨋거나 체력이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세석대피소에 도착했다....19시20분 도착!...ㅠㅠ
장장 15시간 20분만에....ㅠㅠ
나중에 보니 너무 힘들어서 사진도 못 찍었네...ㅎㅎ
준비해 온 맛있는 고기를 굽고 햇반을 사고....
그렇게 1박을 거기서 그렇게 보냈다...ㅎㅎ


6월 13일 둘째날
어차피 오늘 비가 와서 일출은 못 볼터이니 늦도록 자고 출발하자고 했다
새벽부터 출발들 하느라고 부스럭 거려서 우리도 밖으로 나와보니 아뿔사아!!....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다.
찌게를 끓이고 햇반을 사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행동했다.
레인커버로 배낭을 싸고 또 우의를 입고 완젼무장하고 장터목 대피소를 향해서 출발했다..08시 출발



장터목 대피소
비오는 우중산행이지만 결론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아름답고 멋있는 촛대봉에서는 비구름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그냥 통과했지만
지리산종주길 중에 가장 아름답다던 연하선경 구간을 지날때는 구름이 벗어지고 멀리 아름다운 경치가 조금씩 열리기 시작해서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남은 고기를 굽고 햇반을 사서 마지막으로 에너지 보충을 하고....
배낭을 장터목에 내려놓고 물병만 들고 천왕봉을 향했다...11시 10분
비는 오락가락 빗줄기가 소강상태였고 바람은 많이 불었다
이번 종주길의 하일라이트가 여기서 부터였다.
천왕봉이 가까워 질수록 산 아래에 펼쳐지는 무대는 가히 장관이었다
비오는 날 아니면 볼 수 없는 이 풍경들!!!
바람에 실려서 몰려갔다 몰려오는 산 아래 구름들!!!
마치 거대한 스크린 앞에 서 있는 느낌이랄까...
나를 중심으로 사방에 펼쳐진 무대 앞에서 그저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어제 힘들었던 생각은 온데간데 없고 마냥 감탄사를 연발하느라고 ...ㅎㅎㅎ
야~~~ 멋있다 멋있어!!! ㅎㅎ













드디어 천왕봉!!!
해발 1,915m
남한육지에서 가장 높은곳이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천왕봉에서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오는데 산림요원이 다가오더니 강풍과 폭우가 예상된다고....통제령 내렸다고 한다
서둘러 하산 하라고....
장터목 대피소로 복귀해서 배낭을 정리해서 하산을 시작했다.
작년에 올라왔던 백무동으로 하산했다....18시10분 하산 완료.
작년에도 이용했던 백무동 택시기사님께 전화했다. 성삼재까지 5만원 달라고 하신다.
근데 차도 새차로 바꾸시고 고마워서 6만원을 드리니 오히려 고맙다고 답 하신다
이번 지리산 종주는 첫날 총 23.4km 15시간 20분
둘째날 약 14.4km 10시간10분
이틀동안 총 37.8km 를 25시간 30분 걸려서 완주했다.
"너 또 지리산 종주를 계획할거니??"
"글쎄...."
"다시는 않오겠다며....ㅋㅋ
욕 나온다며...."
"그거야 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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